[4월 5주차] 극한84, 관악산 정기받기 등 붐 온
등산 붐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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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스타그램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산이 있습니다. 바로 관악산입니다. 심지어 피드에 올라오는 풍경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그냥 풍경 사진이 아니라 정상인 연주대 인근 좁은 계단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정상은 마치 '더현대'처럼 북적거리고, 비석 앞에도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관악산'을 검색하면 오늘 인파는 어느 정도인지, 초보자를 위한 코스는 무엇인지 등을 알려주는 콘텐츠들이 쏟아집니다.
관악산은 사실 기존 '핫플'의 기준에 크게 부합하는 장소는 아닙니다. 엄청난 콘텐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서울에 있는 여러 산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자칭 '프로등산러'인 제가 생각하기에 다른 산들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등산이라는 취미 자체도 오랫동안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죠. 관악산이 갑자기 '핫플'이 된 이유가 뭘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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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가 있긴 있습니다. 지난 1월 28일, 유명 역술가 박성준이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에 나와 '관악산의 정기가 좋으니 운이 안 풀릴 때 가보라'고 언급한 것이 화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방송이 때마침 연초에 방영되면서 새해에 좋은 기운을 받고 싶어 하는 심리를 자극한 듯합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이 관악산을 보다 활발히 찾기 시작했고, 그 장면을 SNS에 올리면서 쇼츠와 릴스를 통해 빠르게 퍼졌죠. 그렇게 '관악산 등반 인증'이라는 유행이 번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등산은 원래 운동이나 취미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현재 관악산을 오르는 일은, 단순히 이에 그치지 않고 서사의 영역에 가까워진 듯합니다.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등산 그 자체라기보다는 '정기를 받는 산'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관악산의 풍경이나 오르는 행위가 아닌, 관악산의 '기운'💪이 콘텐츠가 된 것이죠. 산 자체보다 그 산에 덧씌워진 이야기, 즉 상징성이 소비되는 현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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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운을 끌어들이려 하는 모습이 다소 미신적으로 보일지라도, 등산 한 번이라면 부담 없이 받아들여집니다. 심지어 서울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산 중 하나니까요. 역술인을 찾아갈 필요도 없고 복채를 낼 필요도 없잖아요?🤷♀️ 운동 삼아 산을 올라가기만 하면 그뿐입니다. 유행이란 자고로 실행 난이도가 낮을수록 빠르게 번지는 것 같습니다. (ex. 달고나 커피...)
생각해 보면 샤머니즘의 나라 한국에서 좋은 기운, 혹은 정기를 받는다는 개념은 딱히 낯설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SNS의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된다는 점이 새롭긴 합니다. 여기에는 SNS를 기반으로 한 동조 심리도 작동할 것 같은데요, 누군가 갔다 왔다는 후기가 쌓이면, 과학적 근거와는 별개로 '어쩐지 나도 가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이때 중요한 건 효과의 진위가 아니라 참여 경험 자체입니다. 여러 요소들이 결합하여 토속적 민간신앙이 가벼운 체험, 반쯤은 놀이에 가까운 참여로 변모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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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행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등산의 매력을 느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혼자서도 여럿이서도 할 수 있는, 이렇게 좋은 취미가 또 있을까요? 정상에서 먹는 김밥 한 줄🍙, 하산 후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맛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북한산 뿐 아니라 예로부터 산은 풍수지리 상 땅의 기운(생기)이 굽이쳐 흐르는 '용(龍)'🐉으로 간주된답니다! 어때요? 정기를 받고 싶은 마음이 막 생기시나요? 관악산도 세 번은 타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데, 이참에 등산을 좋은 취미 삼아보는 건 어떠신가요?😊
산이 많고 아름다운 한국, 여러 명산 중에서도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고 초보자도 탈 만한 산들을 몇가지 추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난이도는 관악산을 별 다섯개⭐⭐⭐⭐⭐로 둔 것이니, 겁먹지 말고 도전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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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성벽을 따라 오르는 길이 매력적인 산입니다. 정상 가까이의 아주 짧은 암벽 코스를 제외하곤 완만하고 코스가 짧은 산입니다. 다만, 그늘이 부족하니 선크림+모자 필!
난이도 ⭐⭐⭐
접근성 ⭐⭐⭐⭐
코스 추천: 경복궁역-사직공원입구-황학정-창의문매바위- 청운공원(하산)
맛집 추천: 자하손만두, 부빙 |
북악산
경복궁 뷰가 매력인 산입니다. 청와대 이전으로 공개됐던 코스가 지금은 다시 폐쇄됐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바로 옆 인왕산까지 이어서 타기에도 좋은, 부담 없는 산입니다.
난이도 ⭐⭐
접근성 ⭐⭐⭐
코스 추천: 창의문(인왕산 하산 장소)-청운대-숙정문-말바위-삼청공원
맛집 추천: 삼청빙수, 삼청동 그 자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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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사실상 동산입니다. 아차산을 오르면서 숨이 찼다면 스스로의 체력을 돌아보세요.... 이번 주말 마실 삼아 부담없이 다녀오는 건 어떠세요?
난이도 ⭐
접근성 ⭐⭐⭐⭐⭐
코스 추천: 코스랄 것도 없습니다. 아차산역에 내려서 지도에 보이는 아무 등산로 입구로 가시면 됩니다.
맛집 추천: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 신토불이 떡볶이 |
청계산
계단이 많아 허벅지에 무리가 갈 수는 있으나 그만큼 위험하지 않은 산입니다. 경마장과 서울랜드라는 독보적인 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과천 방향으로 하산해 서울대공원 뒤풀이를 즐기는 것도 이색적인 재미겠죠!
난이도 ⭐⭐⭐
접근성 ⭐⭐⭐⭐⭐
코스 추천: 청계산 입구역-원터골입구-팔각정-깔딱고개-매바위-매봉-헬기장-옛골(하산)
맛집 추천: 고씨네 국수, 매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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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붐 왔
마라톤 붐은 왔었다
(feat. 온 세상이 달리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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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인구 1000만 시대라고 합니다.
정말 다양한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요즘인 것 같은데요. 그 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슈퍼 최상급 마라톤은 바로 북극 마라톤이 아닐까 합니다. 5km마다 '따뜻한 차'가 제공되는, 북위 66도 그린란드의 눈과 얼음 위에서 아이젠을 차고 달리는 42.195 풀코스 마라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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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러닝에 진심이라는 기안 84가 완주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죠. 기안 84와 크루원들의 마라톤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이 바로 <극한 84>입니다.
남아프리공화국에서 열리는 빅5 마라톤을 시작으로 프랑스 메독 마라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린란드 북극 폴라써클 마라톤을 끝으로 달리는 여정인데요. <태계일주> 시리즈의 친동생...까지는 아니고 이복 동생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안 84 원맨 중심으로 흘러가는 서사라기보다, 자기보다 잘 달리는 (ex. 강남), 그리고 더 잘 달리는 (ex. 권화운) 크루들과 함께 하는 마라톤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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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마라톤은 혼자 즐기는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러닝은 함께 하는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했구요. 러닝 안에 마라톤이 포함되는 것이기야 하겠지만, 각각의 특징을 더해 함께 달리는 마라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재밌기도 하고, 극한에서도 어떻게든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고독하게 혼자 마라톤을, 그것도 얼음 빙판을 내달려야 하는 북극 마라톤을 기안 84 홀로 달렸다면 보는 제 마음도 그닥 편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여튼, <극한 84>의 피날레, 북극 마라톤에는 총 3명의 크루가 함께 하는데요. 기안 84, 권화운, 그리고 강남입니다.
권화운은 서브 3 마라토너라고 하는데요, 풀코스 마라톤을 3시간 내에 완주한 사람을 서브3 마라토너라고 합니다. 연예계에 총 3명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으로 <극한 84> 남아공 마라톤에서는 실제로 2등으로 완주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도 중간중간 주저앉게 만든 마라톤이 바로 이 북극 마라톤이었습니다..
그리고 뉴비 마라토너, 강남.
강남을 여기서 볼 줄이야, 싶었는데요. 태어나서 처음 도전하는 마라톤이 바로 이 북극 마라톤이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무모하고도 용감한 사람이 머리털 나고 달리는 첫 마라톤을 북극으로 할까, 싶지만, 이내 이상화의 남편이라는 그의 위치(?)를 본다면 납득이 가기도 합니다. 출전을 위해 특훈을 했다고 하는데, 달리는 도중 다리에 쥐가 나고, 멈추는 구간도 많았지만 결국 강남도 끝까지 완주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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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안 84는 얼음을 먹습니다. 속이 울렁거리고 올라올 때마다 물을 마시는 건 부담스럽다며 길가에 조각난 얼음들을 주워 먹으며 달립니다. 처음 이 장면을 봤을 때는 웃기기도하고, 기안답다 싶었는데요. 죽기 살기로 달리면서 마라톤 도중에 구토하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얼음을 주워먹는 모습이, 보통이면 홀로 숨길 고통스러운 모습을 곁에서 보는 느낌이라 조금은 경건해지기도 하더라구요.
봐서는 안 될 걸 본 느낌이면서도, 완주라는 같은 결과값을 두고도 모두가 거치는 방향 속의 과정들은 하나같이 다르다는 걸 또 한번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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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는 과정을 대자연의 웅장함과 함께 적나라하게 보여준 점도, 그리고 크루들과 함께 특훈하며 돈독해지는 과정, 그리고 극한의 따로 또 같이 뚫어낸 후 함께 즐기는여운까지 매력적이었습니다. 밥 친구로 틀었다가 괜히 밥만 먹고 있는 내가 이런 걸 봐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서도요ㅎㅎ
유튜브에서도 기안이 강남과 함께 하는 콘텐츠가 꽤나 올라오던데, 둘이 같이 있으면 대화가 어디로 튈지 몰라 재미가 배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타인의 극한이 이렇게 경이로울 수 있다는 걸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때는 타인의 강요된 '입력' 없이 마음으로 온전히 느낄 때라고 생각하는데요. 셰르파 친구들과 짐을 나눠들며 고행길을 묵묵히 걷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태계일주>와는 조금 다르게, 이번 <극한 84>에서는 말 그대로의 '극한'을 강조, 또 강조, 그리고 또또 강조하는 기분이 꽤나 들었습니다.
정말 맛난 것도 남의 입에서 정말 맛있다는 말을 계속 주입받으면 더 반대로만 느껴지는 것처럼, '극한', '한계', '최악' 이런 단어들을 반복하니 괜히 소심한 반발(?)심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그림을 보여줘도 충분할 텐데 말이죠. 북극과 마라톤, 풀코스, 그리고 기안 84, 이 키워드들만으로도 이미 차고 넘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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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다음 기안 84의 행보가 궁금해지게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아이돌들이 가장 예쁜 순간을 가장 예쁜 모습으로 기록해둘 수 있다는 점에서 부럽다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 기안 84도 자신의 인생 도전들을 이렇게 멋지게 쌓아둘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습니다. 인생의 극한 브이로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 같았달까요.
여튼, 밥만 먹으며 보기에는 약간의 체끼가 느껴질 수 있으니 운동 메이트로 <극한 84>를 틀어두시면 어떨지..! 제안드리며 물러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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