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주차] 봉선사 템플스테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
네? 이제 뭐할 차례라구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속세에 지치고 마음이 복잡하여 템플스테이🪷를 다녀왔습니다. 불교 신자도 아니고 종교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지만 욕심, 걱정, 경쟁심으로 어지러운 내면을 다스리는 데 고요한 절의 공기와 불교 교리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제가 선택한 절은 바로 '봉선사'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고, 연잎밥 체험이 맛있어 보여서(?)요. 집에서 너무 멀지 않은 남양주라는 점도 좋았습니다. 저는 운전해서 갔지만, 봉선사 앞 정류장까지 가는 버스도 있다고 하니 접근성 하나는 최고인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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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 일주문을 지나 올라가다 보면 연꽃🪷이 잔뜩 핀 연못이 나옵니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이 근처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올라 가시면 됩니다. 카페 옆에 있는 템플 스테이 숙소를 가리키는 팻말을 따라 가면 참가자들을 맞이하는 사무실에 도착하게 됩니다.
사무실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 오픈 채팅방에 입장하면, 1박 2일 간의 일정, 상시 공지 등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도 일정이 공지되어 있지만, 수시로 일정이 유동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채팅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야 합니다. 방 배정과 수련복을 받고 나면, 본격적으로 템플 스테이 일정이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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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사찰 내 예절과 봉선사를 소개하는 OT를 진행합니다. 사찰 내에서는 오른손으로 왼손을 가리고(차수 자세) 조용히 걸어다녀야 하며, 서로 합장🙏을 하고 인사해야 합니다. 정숙하고 단정한 태도는 필수! 봉선사는 팔만대장경을 한글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진 사찰로, 그 의미를 담아 불교 사찰의 중심인 '대웅전' 현판을 '큰법당'이라고 썼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 감자깡 포스팅을 생각지도 못하고 정말 개인적인 이유로 간 거라, 홈페이지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ㅜㅜ 숙소 내부나 공양 음식 등도... 찍지 못했습니다 ㅠ
잠시 숙소에서 쉬다 저녁 공양을 하러 이동합니다. 공양을 할 때에도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으며, 이 음식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천천히 먹어야 합니다. 남기지 않고 먹은 그릇은 스스로 설거지를 해야 하죠. 사찰밥은 나물과 버섯 반찬에 간단한 국이 곁들여 나왔습니다! 아주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았지만 저는 원래 음식을 안 남기는 편이라 제법 잘 먹었습니다..ㅎㅎ (tm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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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중심에 있는 봉선사 대종을 칠 수 있는 타종 체험을 할 차례입니다. 대종 외에도 봉선사에는 세 개의 종이 더 있는데요.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각각 하늘과 바다, 땅의 미물들을 위해 기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대종 소리에 치는 사람의 상태가 나타난다고 하던데, 제가 치는 종은 참 웅장하고 맑더군요?!😁ㅎㅎㅎ 사실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고ㅎㅎ, 웅장한 종 소리에 마음이 고요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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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전 다리를 스트레칭하는 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첫째날의 하이라이트! 108배와 108염주 만들기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사실 108이라는 숫자가 너무 공포스러워서 참여하지 말까 생각도 했는데요, 불교의 '수행'을 얕게나마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큰방으로 향했더랍니다.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할 만했습니다. 무릎이 아플까 걱정헀는데, 스트레칭을 해서인지 관절이 아프지는 않았고 대신 다음날 허벅지 근육통이 오더군요. ㅎㅎ... 60번째 쯤부터 하체 운동을 갑자기 했을 때 느껴지는 어지럼증도 왔구요.... 무릎만 건강하다면 운동 목적으로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마음 정리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화면에 틀어주는 108배 참회문을 따라 절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으면서 무념무상으로 몸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는 시간이다 보니, 잡념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108배 자체가 인간의 108가지 번뇌를 끊는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참회문을 따라 저의 번뇌가 사라지고 욕망을 뛰어넘은 지혜를 갖길 기도하며 서툴지만 열심히 절을 했습니다. 지혜는 몰라도, 몸을 써서 그런지 10시 좀 넘어 숙면을 취하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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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은 아침 5시에 예불🙏이 있었습니다. 법당 예절을 잘 몰라 스님들 계신 곳에서 실례를 저지르진 않을까 긴장도 됐는데요, 열심히 눈치껏 따라하다 보니 어느덧 예불이 끝나 있었습니다.
아침 공양 후에는 비밀의 숲🌲을 산책했습니다. 선선한 여름 아침 공기를 마시며 조용한 숲을 거닐고, 잠시 체조와 명상을 했습니다. 마음이 차분하고 나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마치 전 날 밤 108배의 연장선 같았습니다.
이후에는 스님과의 차담 일정이 마련돼있는데요, 저는 산책 후 30분만 누워 쉰다는 것이 그만.... 한 시간 넘게 잠들어 버려 참여하지 못했네요 🥲ㅠ 연잎차를 마시며 좋은 말씀 많이 나누었다는데, 아쉽습니다.
하지만 한 스님과 대화할 뜻밖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침 공양 후 숙소로 가고 있는 저에게 한 스님이 다가와 템플스테이에서의 소감을 여쭈었습니다. 사찰을 떠날 때 부처님의 한 자락을 갖고 가야 한다고, 불교는 '나'를 믿는 종교이니 스스로에 집중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셨습니다. 불안과 걱정이 많았던 저에게 필요한 말씀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독교는 예수를 믿으라고 하는데 뭘 보고 믿냐는 말씀을 빼곤 템플스테이 1박 2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짧은 대화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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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연잎에 밥과 잡곡을 넣어 싸는 연잎밥 체험까지 하고 나면, 공식적인 템플스테이 일정이 전부 종료됩니다.
저의 첫 템플스테이 총평은... 때론 바쁜 게 여유를 가져다주기도 한다는 깨달음입니다. 마루에 누워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책 읽는 힐링을 기대한 데 반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이었지만, 오히려 그 덕에 마음이 비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취미인 뜨개질을 할 때 느끼는 무념무상과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요, 이처럼 비슷한 할 거리(?)만 있다면 불교의 '수행'을 일상에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를 성찰하고 참회하는 장소가 꼭 절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불교의 평온함과 참회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연꽃이 아름답고 한글이 자랑스러운 봉선사를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 템플스테이도 신청해 보아요!🙌🙌
(느긋한 템플스테이를 원하시는 분들은 '휴식형'을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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