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서운데 |
 | 감동적이고 |
 | 뭉클한데 |
 | 섬뜩해요 무슨 이유에서든 눈물 콧물🥲나는 드라마 |
어두운 골목을 헤매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상한 점을 발견해도, 절대 아는 체 해선 안돼." 어두운 골목 안, 유일하게 빛을 내뿜는 조명가게가 있습니다. 이 곳에는 밤마다 수상한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손톱이 지문쪽에 달린 여자, 땀을 비오듯이 흘리는 남자, 발목이 완전히 돌아간 학생.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 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들은 사람일까요, 망령일까요? 그리고 왜 계속해서 골목을 떠돌고 있는 걸까요?
조금씩 쌓이는 감정과 꽉 붙잡고 있던 공포... 이 모든 퍼즐은 4화까지 보고 나서야 조금씩 윤곽을 드러냅니다. 그렇게 밝혀지는 진실은 이들이 모두 한 버스 교통사고의 피해자이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의식 불명 상태의 영혼들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가까이 갔을 때 밝게 빛나는 빛을 찾아 만져야지 다시 본인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로 빛을 찾아와야 합니다. |
 | "본인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드라마에서 심각한 표정의 의사가 시한부 선고를 내릴 때 꼭 나오는 대사입니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나요? 의지라 함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데, 의식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의지"를 가질 수 있을까요? 강풀 작가님의 원작 웹툰 <조명가게>는 바로 이 의식이 없는 중증 환자의 의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하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조명가게>는 초반부 다양한 캐릭터를 소개하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매일 마주치는 정체 모를 긴생머리 그녀, 누가 봐도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집에 이사를 가고 굳이 아무도 없는 골목길을 지나 하교하는 등... 스산한 장면들의 연속이죠. 극의 분위기가 반전되고 공포로 솟아있던 어깨가 안타까움으로 축 처지는 건 이들이 영혼이라는 사실이 밝혀짐과 동시에 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부터입니다.
'의지'라는 단어의 사전적 뜻을 살펴보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나 내적인 힘'을 뜻합니다. 논리적으로 따지고 생각하는 힘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레 갖고 있는 마음이라는 거죠. 마음이라는 건 엄청난 계기가 있지 않은 이상 가볍게 생기지는 않습니다. 차근차근 쌓아야만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의지라는 내적인 힘은 본인의 것만 유효한 걸까?' 하는 결말 부근에서 던지는 물음이 더욱 큰 울림을 줍니다. 의식을 잃기 전부터 가져온 마음이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올 계기가 될지 모르니 사고가 있기 전부터 삶에 대한 애착을 쌓아야 한다는 거죠.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은 이찬혁의 '파노라마' 속 가사 처럼 '버킷리스트 다 해 봐야 해'서만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 자체, 그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내적 힘을 북돋아주는 것 아닐까요? |
 | 꼭 의식 불명 환자들이 아니라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외줄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힘들고 삶이 괴로워 어두운 터널 속을 헤매는 기분을 끝내고 싶을 때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죠. 그런 분들을 포함해서, 인간이 살아갈 의지는 본인의 삶에 대한 갈망에 주변 사람들의 존재가 더해져 완성된다 생각합니다.
여기서도 간호사로 등장하는 박보영 배우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제가 감히 선정한 2023 최고의 드라마... 시간 된다면 꼭 보세요...)로 청룡 시리즈 어워즈 여우주연상을 받고 한 수상소감이 화제가 되었죠.
"혹시 너무 어둡고 긴 밤을 보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지치지 말고 끝까지 잘 버티셔서 아침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누구보다 강한 의지가 필요한 사람들은 이승에 있으면서 스스로 저승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내가 힘들 때 다시 빛을 찾아가게 했던 힘은 무엇이며 나는 누군가에게 생을 이어갈 이유가 되어주고 있는가. 드라마를 본 후에 끊임없이 곱씹게 됐습니다. 낭떨어지 끝에 서있는 사람들을 밀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버틸 의지를 북돋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더욱 살피고 어두운 골목에서 찾아올 빛을 내는 助(도울 조)命(목숨 명) 같은 사람이 되고자 또 한 번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
 | 어쩌다 보니 무슨 선거 공약 비슷한 마무리가 되었는데요 😅 다시 작품 얘기로 돌아가자면...!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만큼, 초반부 인물 소개가 길고 공포 분위기가 강한 만큼 진입장벽이 있긴 합니다. 느린 템포와 퍼즐을 다 맞추지 않으면 애매한 이야기, 너무 많은 것을 함축시켰다 후반에 가서 급하게 진행이 되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중후반부 연출과 메시지가 너무 좋아 추천합니다!
➕ 결국 끝까지 다 봐야지만 모든 게 이해되는 플롯이 (배속도 되지 않는 디즈니플러스에서) 보는 동안 아쉽게 느껴지긴 하지만, 엔딩과 쿠키까지 보고 나면 엄청난 여운과 강풀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감만이 강하게 남습니다. 사실 가장 아쉬운 건 교통사고로 인한 비극을 담은 극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하필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배우라는 사실이... 함정이랄까요... |
왓챠피디아에서 가장 공감된 리뷰 '소금 후추 하나도 안 친 싱거운 이야기지만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
누구ㄴr 한 번쯤 꿈 꿔 보잖ㅇr..༼๑◕ ◞◟ ◕๑༽ 인소 같은 *L O V E* 스토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나랑 친구가 되고 싶어? 그럼 조건이 있어. 나를 절대 사랑하지마"
내일이 없을 것처럼 사는 날라리 남자와 독실한 기독교 목사의 딸이자 말하지 못할 비밀을 가진 여자.
둘은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
..☆..♡..♥︎☼☾..⭐︎♡⭐︎..
<온새미로>, <웃지마 정들어>, 그리고 <그놈은 멋있었다>까지.
2000년대 학창시절을 보내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보셨을 *레전드...☆* 소설들이죠..♥︎ (제목 쓰고나니 손 끝이 쪼그라들긴 하네요🤣 <온새미로>는 드라마화 된다고 합니다 ᧖(• ᦢ •)ᦣ)
10대 무렵, 잡 생각들을 다 제쳐두고 설렘 도파민에만 몰두하게 해준 넷상 친구들이었는데요.😂 넷플릭스 로맨스 코너를 둘러보다 한 10살 무렵에,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도 잘 모를 그런 나이에 봤던 이 영화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2002년 영화라 OTT에 올라온 곳이 없어 유튜브에 1550원 주고 다시 본 영화...<A walk to remember>! 이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아날로그 사랑의 정수'라고 쓰고 인소의 현실판 (좋은 의미로^^)라고 하겠습니다.♡ |
 | 1,550원에 사랑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초코우유 사 먹을 돈으로 영화를 보자!! ( ·•︡_•︠)ʕ𐭩 |
모든 것이 '빨리빨리' 노선을 따라가며 속도 경쟁이 되는 사회에서, 어쩌면 아날로그 보존이 가장 필요한 영역이 감정의 영역 아닐까요. 그럴수록 이별도 아날로그스럽게, 천천히, 무겁고도 초연하게 마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10살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나름 지금 와서 다시보니 느리고도 무거운 감정의 중요성이 와닿는 것 같습니다. 인소틱한 영화라고는 했지만 그만큼 감정에 충실한 그런 이야기인데요. (인소만큼 감정에 충실한 콘텐츠도 없지 않습니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서로 극과 극 성향의 하이틴 학생들입니다. 영화 첫 장면은 랜든과 친구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무리에 끼고 싶어하는 친구에게 높은 저수지 위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라고 합니다. 랜든 자신도 뛰어내린 적이 있었고요. 그런데 친구는 뛰어내리자마자 물속에 있던 파이프에 온몸이 으스러집니다. 그러나 랜든을 포함한 무리는 경찰에 잡힐까 도망칩니다. 다행히 친구는 회복하고 나중에 둘이 화해하기도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남주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극한의 설정 같지만서도, 저 정도면 범죄자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튼, 랜든은 그런 친구였습니다.
여주 제이미는 그와 완전히 상반된 학생입니다. 랜든 친구들이 할머니 스웨터 같다고 놀리는 초록색 스웨터를 입고, 매우 독실한 크리스천이며,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이죠. 아버지는 그들이 사는 뷰포트 동네에서 유명한 목사입니다. 이렇게만 봐도 딱 클리셰의 끝판왕처럼 상반된 캐릭터라는 걸 알 수 있죠? 그렇게 서로를 앙숙으로 생각하던 둘은, 연극의 주인공이 되며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Only Hope>을 무대에서 함께 부른 뒤부터 둘의 본격적인 러브 스토리가 시작되죠. 랜든이 무대 위의 제이미를 보고 한눈에 반합니다. 정확히는, 원래 부정하던 제이미를 향한 마음을 온전히 인정하게 되는 계기죠. ᐢ ̳ᴗ ̫ ᴗ ̳ᐢ |
 | 골져스한 맨디 무어... |
풋풋한 이 둘의 사랑 방식은 익숙합니다. 돈을 모아 좋은 레스토랑에 가보고, 별 관측이 취미인 제이미를 따라 함께 별을 관측하러 돌아다닙니다. 딸의 연애를 반대하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칼같이 통금 시간을 지키고요. 그러다 여주가 거리두기를 시작합니다. 여주에게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것 역시 클리셰긴 합니다😅) 이를 기점으로 둘의 사랑은 더 둘의 시간에 집중합니다. 별을 좋아하는 여주를 위해 관측 망원경을 만들어주고, 18살에 결혼도 합니다. (반전이 포인트기에 여기서는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유추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
영화 자체는 새드엔딩으로 끝납니다. 그러나 갱생 불가라고 생각했던 남주는 제이미를 만나고 증오하던 아버지와의 관계도 회복함과 동시에 자신의 길을 찾아갑니다. 여주가 곁에 없지만 바람처럼 항상 그녀를 느끼며 살아가는데요. |
 | 사랑이 아니어도, 내가 내 자신을 믿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요. |
솔직히 유치하다면 유치하고, 클리셰 그 자체인 이야기인데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두 번째임에도 마지막에는 눈이 벌게진 채로 울면서 봤네요..😭 2002년 이야기라, 메신저, DM 같은 요즘 시대에 익숙한 소통 법들이 나오지 않습니다. 오롯이 서로가 만나고 마주보고 천천히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느낍니다. 작은 메시지에 일희일비하는 그런 감정 말고, 전화로 한번 필터에 걸려져 오가는 감정 말고, 오롯이 붙어서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그런 감정 교류. 사랑이란 무엇일까, 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사랑만큼 중요한 것이 이별이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모든 이별이 항상 어려웠습니다. 고로, 어떤 이별이든 정든 상대와의 거리감을 인정해야 하는 행위인 만큼 항상 거부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관계에 칼같이 마침표를 선언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아직도 부럽습니다. 그 '쿨함'이 참 부럽더라고요. 쿨함이 있다면 저 같은 사람을 위해 '미적지근함'이란 신조어도 생겼으면 하는 여담스런 바람입니다. •´◡`•
여튼, 이별도, 손절(..)도 문자 하나로 툭 쳐낼 수 있는 지금 사회야말로 갑작스러운 단절보다는, 하루하루 감정을 마주하며 거리를 둬가는 아날로그식 감정 교류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별이 쉬운 만큼 더더욱이요. 만나는 시간보다 이별 후에 인내해야하는 시간이 훨씬 더 긴 법이니까요.
관계의 행위들은 하나같이 아날로그틱하게, 시간을 들일수록 깊게 익어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상대가 정상적인 인간이라는 가정하에..) '아날로그 속도를 겸비한 미적지근함'의 정수인 제가 겪은 바로는 그렇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남부터 이별까지 모든 과정이 지름길도, 거치는 매개체도 없이 그저 감정으로만 엮여 흘러가는 <A walk to remember>!! 정말 꼭 한번 보시길 바라요. 날도 정말 추운데, 여유로운 시간대에 느긋하게 귤 하나 까 들고 전기장판 속에서, 지는 노을 보며 이 영화 한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멀쩡하게 정신 붙들고 있기조차 힘든 요즘이긴 해도, 그럼에도 느림의 감정이 선물하는 사랑은 언제나 옳으니까요.ʕت̫͡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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