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주차] 정년이, 정숙한 세일즈, 대도시의 사랑법 마음대로 2주 쉬어버려서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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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모두들 이너피스 가득한 한 주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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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정말로진심으로 근래에 본 포스터 중에 최고인 포스터 주인
<정년이>와
(여기 들어가시면 엄청난 포스터들이 한가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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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리는 코미디 스멜이 폴폴 풍기는 <정숙한 세일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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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윤정년 🎭
욕망을 판매하는 한정숙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두 개의 드라마를 들고 왔습니다! 요즘 핫한 <정년이>랑, <정숙한 세일즈>인데요.
둘이 비슷한 듯 다른 듯 하면서도 둘다 멋진 여성들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함께 가져와봤습니다. 아직 안 본 작품이 있으시다면... 이번 글로 시청자가 되시길 바라며 본격 영업글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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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직후에도 낭만은 있었다!
1950년대 전후, 전쟁이 끝났을 시기. 모두가 궁핍하지만 그럼에도 낭만이 살아있던 시기!
여성 국극 이야기를 다룹니다.
요즘과 같은 아이돌 팬덤이 이때도 있었는데요, 여성 단원들로만 구성되어 남자 역할까지 여자가 연기하면서 이들의 팬덤 크기와 화력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팬들이 곧 결혼을 앞둔 신랑에게 '나, 이 언니 팬이야. 이 언니 좋아하는 거 안 괜찮으면 나랑 결혼 못해' 이렇게 못 박고 결혼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목소리의 주인공 정년이는, 매란 국극단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천재소리꾼 그녀를 향해 들리는 한마디..
'쟤는 타고났기에 자멸할거야...' |
우리 집에 찾아온 그녀들, 성인용품을 팔러 왔다?
1990년대, '성 토크'가 금기시되던 시대!
성인용품 들고 집으로 찾아와 방문 판매를 하는 여성 4인방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세상 귀엽지만 능력없는 연하남과 단칸방에 사는 영복, 부자 사모님 소리 듣지만 집에만 있는 무료한 세월이 너무나도 서글펐던 금희, 1990년대의 미혼모지만 누구보다 당찬 주리, 그리고 친구와 바람난 남편🤬에 이혼을 택하는 정숙까지. 이 넷이 뭉쳐 성인용품 방문 판매를 시작합니다.
동네 사람들 모두가 '에그머니나 더러븐거!!' 라며 이들을 터부시 여깁니다. 그런데, 갈수록 그녀들의 수입이 조금씩 늘어난다는 것은.. 구매자가 분명히 있다는 뜻이겠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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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비교 정보는 여기까지!
여성 국극과 성인용품 방문판매- 소재는 다르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두 드라마는 닮았습니다. 저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에서, 소재보다는 캐릭터들 간의 서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었는데요, 두 드라마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소재가 주는 힘이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우선 <정년이>입니다. 익숙한 사극 이야기, 혹은 일제강점기와 그 시대의 가슴아픈 핍박을 견뎌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현대의 오피스 로맨스, 각종 사이다 복수극.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와 과거의 어중간한 그 사이 지점, 전쟁 직후의 혼란하지만 낭만이 공존하던 그 찰나의 시점과 그 속의 여성 국극 이야기를 다룬 <정년이>가 소재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줄 수 있음에 신선했습니다. 실제로 드라마를 보시면 장터 거리는 흔히들 볼 수 있는 사극의 장터 거리인데 파는 물건들은 미제 화장품이고, 흙바닥을 빨강 구두로 걸어가는 등 현대화되어가는 복잡미묘한 시대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정숙한 세일즈>에서도 성이 터부시되던 1990년대라는 배경, 그리고 그 속에서 대놓고 성인용품을 파는 여성들! 이 두 조합 자체만으로도 새로 그려지는 장면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집 안방에 아주머니들 다섯이 다소곳하게 앉아 차를 마시는 와중에 그들 찻잔 옆에 바X브레이터가 놓이는 장면을 어느 드라마에서 볼 수 있겠습니까😂 여튼 동시에 두 드라마가 함께 방영하면서 드라마 러버인 저는 정말이지 매주 토일만 기다려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좋은 점이 명확한 만큼, 두 드라마에서 아쉬운 점 역시 명확한데요🥹 둘의 여성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정년이>의 경우, 남녀 차별이 만연하던 당시의 시대상을 아예 제외한 채 '여성 국극단' 자체의 성장 서사만을 다룹니다. 차별과 힘듦은 이미 극복한 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만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뭐랄까, 정말 재밌는데 사회의 반쪽만 보여준 그런 느낌이랄까요. 의도해서 이런 지점들을 빼고 국극 단원들의 성장 서사에만 집중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 판타지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도 반쪽 시대상을 보여준 것에서 오는 느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정숙한 세일즈>에서는, 정 반대입니다. 이들이 방문판매를 하기 어려워지는 이유 자체가 엄!청!난! 가부장 사회 때문입니다. 남편에게 이런 것들 샀다가 걸리면 큰일 나서, 남편이 싫어해서, 어디서 여자가 이런 걸..! 뭐 이런 이유죠. (이런 걸 생각해보면 <정년이>이의 방식이 좋은 것 같기도.. 하네요 덜 답답하게시리..😀) 그럼에도 이런 시선들을 뚫고 자신들만의 사업을 가꿔나가는 이야기가 멋지고 응원하게 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기서도 주인공이 난관을 마주할 때마다 ㅑ구해주는 것은 멋진 경찰 남주라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건너와 한국의 이러한 사회상에 아주 신물내는 사람임에도, 왠지 4인방이 열심히 쌓아온 이야기에 하나씩 스크래치를 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재밌게 가다가도 왜 로맨스의 끝은 구원(?)이 되어야하는지..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여튼 아쉬운 점은 여기까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럼에도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 두 편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년이>가 더 재밌긴 합니다😄 <정년이>를 싹 보시고!! <정숙한 세일즈>까지 한번 보시면 어떨지! 추천드리며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정년이> PD가 <옷소매 붉은 끝동> 연출하신 정지인 PD님이라고 합니다. 원래 MBC 편성이었는데 어그러져 tvN으로 왔다는 이야기...
*<정숙한 세일즈>는 <힙하게>, <동백꽃 필 무렵>이 생각나는 그런 분위기의 드라마니 위 드라마들을 좋아하셨던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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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로코 영화일 줄 알았는데요,
찐한 사랑 영화였습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윤수씨 나오는 드라마 아닙니다‼️
김고은, 노상현 주연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TVing의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과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명의 소설집 속 단편 <재희>가 원작입니다.
영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미친년과 게이의 애니멀 라이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에도 나오는 이 나레이션은 소설의 한 구절에서 따왔습니다.
미친년과 게이가 만났다.
바야흐로 애니멀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예고편이나 포스터만 보면 두 남녀가 어쩌다 동거를 시작한 뒤 우당탕탕 싸우다가 사랑하는, 그런 K-클리셰 뻔한 로맨틱 코미디일 것 같았는데... 게이라뇨?!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러 간 저는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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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두 분이 너무 잘 어울리잖아요 💦
흥수(노상현)와 재희(김고은)은 대학에서 만나 절친이자 룸메이트로까지 발전합니다. 한 쪽은 자신을 드러내느라 바쁘고, 한 쪽은 자신을 감추는 데 익숙한 두 사람은 다른 듯 닮았습니다. 자유분방하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 듯 보이는 재희는 사실 늘상 상처받고 이를 감추려고 합니다. 반면 흥수는 내성적인 만큼 사랑에 대해 깊게 고민합니다. 이렇게 사랑 방식은 완전히 다르지만 각자 다른 의미로 아웃사이더 기질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동질감을 느끼게 되죠.
둘은 함께라면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해 혼란스러웠던 흥수도, 편견에 가득찬 시선을 받던 재희도 자신을 온전히 좋아해주는 서로 덕분에 삶을 긍정할 용기를 얻습니다. 긍정의 에너지를 주고받고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주는 소울메이트가 되어갑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유일한 존재로서 본연의 모습이나 꿈을 잃어가는 상대에게 '진짜 네가 돼라'는 충고와 격려를 보내기도 합니다. 성별을 떠나 이런 친구 한 명이라도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요? 심지어 같이 살면서 모든 일상을 나누기까지! 두 사람의 찐한 우정/사랑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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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도 흥수도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재희는 성범죄 피해자임에도 술과 연애를 좋아하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편견과 마주하고(조심했어야지 같은 헛소리는 하지 마시길... 피해자는 피해자일 뿐), 흥수는... 남성을 좋아하는 남성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모습은 '네가 너인 것이 약점이 되지 말아라'라는 대사처럼 감추거나 부끄러워할 이유가 전혀 없는, 하나의 특징에 불과합니다.
이 대사는 비단 이들에게만 위로를 건네는 건 아닐 겁니다. 저는 유흥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이성애자이지만, 흥수와 재희보다 결코 더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매일 집에만 있는 저는 누군가의 시선에선 히키코모리이고, 종일 콘텐츠를 달고 사는 도파민 중독자에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해 짐을 이고 사는 멕시멀리스트이기도 합니다. 비혼주의는 아니지만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가끔 이런 저의 모습이 싫어서 부정하고 싶을 때도 있고, 저의 특정한 면을 부모님이, 애인이, 친구들이 못마땅해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때면 나는 왜 이럴까, 자책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자책하는 나 자신이 또 미워집니다. 하지만, 바꿀래야 바꿀 수 없는 저의 모습인걸요? 🤷♀️
외모를 포함해서 정형화된 인간상이 지나치게 추앙받는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SNS 속 비현실적 얼굴과 자신을 비교하며 다리 길이가 어떻고 중안부가 어떻고 아주 디테일한 품평을 하기 바쁘고, '단점'을 '보완'하는 화장과 패션에 집착합니다. 다리가 짧고 중안부가 긴 게 왜 단점인지도 이해가 잘 안 되지만요.😓 또 '갓생' 또는 '육각형 인간'으로 대표되는 모범적인 삶의 궤적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착하고 얌전하면서 긍정적이고 야망있는 사람으로 자라, 좋은 대학을 나와서는 대기업 공기업에 취직해 예쁘고 잘생긴 이성 배우자와 자식 낳고 알콩달콩 사는 것만이 '이상적인 삶'으로 인정받는 사회니까요.
하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의지와 선택에 달린 문제이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누구에게도 나의 삶이나 특징을 함부로 판단할 권리 같은 건 없습니다. 심지어는 나 자신도요! 세상 모두에게 사랑을 받지는 못할지라도 나만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자는, <대도시의 사랑법>은 결국 이런 간단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재희나 흥수가 서로 덕에 그럴 수 있었듯 저도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해진 이상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자기 자신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말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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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은 퀴어 코드 또한 아주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잘 다룬 영화입니다. 역대 한국 상업 영화 중에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성 소수자를 타자화하거나 수단화하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나친 불행서사나 우울한 성격을 부여하는 대신 자아탐색 과정에 필요한 하나의 장치로 사용하면서, 성소수자 동아리에 가해지는 혐오와 기독교 신자 어머니와의 갈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점 또한 잘 담아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예고편에서는 퀴어 코드를 숨겼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잘 만든 영화를!!!! 저 또한 친구의 추천이 없었으면 아마 뻔한 로맨스물이라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처음에 언급했던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방영 중지 시위가 벌여졌다는 기사를 보며, 예고편의 기이한 편집 방식을 납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었구나, 전달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숨겨야 하는 메시지가 여전히 존재하는구나. 씁쓸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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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럭키비키를 외친 작가님... 멋지십니다.
영화 또한 배우와 투자자를 찾지 못해 제작이 무산될 뻔했다고 합니다. 하긴,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 간단한 메시지 하나를 전달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지. 난항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개봉되어 박스오피스 2위까지 차지한 <대도시의 사랑법>에게 참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더라 하는 전형적인 해피 엔딩이 아닌, 두 사람에게 딱 맞는 결혼식을 치루면서 마무리를 짓는 이 영화가 너무나도 사랑스럽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고 웃고 공감하고 위로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실천하는 삶을 살기로요! 여러분도 모두 이들처럼 저만의 사랑법을 찾아가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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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본 사람은 눈물을 쏟고 영화 안 본 사람은 빵 터질 클립
원작에서는 핑클의 '영원한 사랑'이었다고 하는데, '배드걸 굿걸'의 가사가 너무나도 재희의 삶이랑 딱 맞아떨어져서... 최고의 각색, 최고의 명장면이 탄생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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