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주차] Eye Love You, 데드풀과 울버린
(속닥) 아이스크림 사러 갈래?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썸남, 혹은 썸녀가 '아이스크림 사러 갈래?'로 플러팅을 걸어온다면? 아니면 '오다 주웠다'고 육성으로 말하며 꽃을 건네준다면? (이건 좀 귀여울 수도)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이 드라마 속 한 남주가 시전한 행동이라면? 최초의 한일 합작 드라마 <Eye Love You>의 ⭐️채종협🌟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채종협 배우가 이 드라마를 시작했을 때는 일본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태였어서, 되려 현실 남친처럼 느껴졌다고 하는데요. 욘사마에 이어 횹사마...(oh no)로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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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일본 드라마입니다! 처음으로 한국 남자배우가 일본 드라마, 그것도 프라임 타임 연속극의 (!)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건 역사상 처음인데요. <가을연가>의 욘사마 이후로 상상 속에만 남아 있던 코리안 멜로를 젊은 층에게 다시 불어넣기 위해 기획된 드라마라고 합니다. 그니까 본격 한국형 폭격 남주의 심쿵 유발 모먼트의 정수만 뽑아서 모아놓은 그런 드라마이자,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모두 담겨 양국을 설레게한 크로스 컬쳐(?) 드라마라고 하겠습니다💕
바로 한국 멜로 예시를 한번 볼까요. 30대 초콜릿 기업 사장인 여주에게 26살 유학생 남주는 숨쉴 틈도 없는 플러팅을 선보입니다. 매일 아침, 읽씹이 일상이어도 '잘잤어요?'랑 물어보지 않은 자기 근황을 15분마다 전하는 것은 약과요, 회식자리에서 여주에게 몰래 '아이스크림 사러 가자'고 합니다. '한국인 남성이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자는 건 둘만 있고 싶다는 호감의 표시😉'라고 꼭! 덧붙여 알려주죠. 넘어질 때 공주님 안기로 끌어안는 건 기본, 여주의 회사에서 일하게 된 뒤로 회사에서 역시 사랑을 숨기지 않아 여자가 밀어내자 서운해하기도 합니다.
..으악😇 아무리 로코에 절여진 한국 드라마 팬들 (=저) 이라고 하더라도 참아주기 힘든.. 2000년대 꽃남 갬성입니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는 일본에서 방영된다는 점! 한국 드라마에서의 감정표현보다는 절제된 수위로 표현하는 일본 드라마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 채종협의 풀스윙 직진이 심장을 뛰게 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일본 남주들에서 보여지는 설렘 부족을 수위 이상으로 충족시켜주는 채종협에 설렘 과다 공급으로 패닉 상태가 온 건데요🥰 새끼 손가락으로 약속하고 손도장 찍는 모습이 마치 상대를 껴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며 새로워하기도 합니다.
아! 중요한 설정을 하나 더 말하자면, 여주는 상대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과의 깊은 관계를 두려워하죠. 남주의 마음 역시 읽을 수 있습니다. 그치만 읽을 수 없죠. 왜냐면 남주는 여주가 한 글자도 못 알아듣는 한국어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언어코드를 이렇게 설렘 코드로 치환하니 낯섦과 새로움, 설렘이 더해져 그 심쿵 수치가 맥스를 찍습니다. 캐릭터들에 의해 한국과 일본 문화가 서로 섞이고 시너지를 만들어내는거죠. 실제로 TV에서 방영할 때는 남주의 속마음이 나오는 장면에는 해설 자막을 안 달아준다고 해요. 넷플릭스에서 다시 볼 때만 해설 자막이 달려있어서 일본인 시청자들이 아예 본방사수 시간에 한국인 친구를 옆에 끼고 같이 보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이 드라마 기획자 천재 아닌가..
위 내용들이 일본인들에게 새롭게 느껴지는 지점이었다면, 한국인들은 회사에서 한참 연상인 여주를 '유리'라며 이름을 부르는 장면에서 심쿵합니다. 연하남의 미친 박력..!🚪👊 우리나라였다면 바로 '옙, 사장님!'이라고 했어야겠지만, 일본에서는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기 때문이죠. 참 이런 문화적 코드가 섞이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포인트만 맞는다면 양쪽 문화권에 모두 미친 설렘을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초중딩 시절에 티비 앞에서 귤 까먹으면서 손가락 배배 꼬던 그..! 가슴 간질이는 설렘이랑 일본의 묘한 새로움이 공존하는 오묘한 옛드 감성 드라마가 필요하신 분께 추천드립니다!!🤩
*요즘 tvN의 <우연일까?>에 남주로도 나온던데, 아예 멜로로 노선을 굳힌건지 싶네요. <살인자O난감> 최우식처럼 스릴러 극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다음 작품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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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시리즈 다 보셨다구요?
축하합니다. 이 영화를 완전히 즐길 수 있겠군요.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데드풀 감성'을 아시나요? 데드풀은 보통의 히어로와는 다릅니다. 욕설은 일상이고 머릿속은 온통 야한 생각 뿐이죠. 거칠고 매사가 장난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정이 많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순정, 의리파입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외강내유 재생능력의 야수, 울버린이 있습니다. 모두의 엑스맨, 위대한 전사 울버린은 7년 전 영화 <로건>에서 자신을 닮은 아이를 구하고 장렬하게 전사하며 200년만에 마침내 영원한 평안을 찾았습니다. 아니,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개또라이 데드풀에게 파묘당하기 전까지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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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생활을 청산하고 친구들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던 데드풀. 그는 사실 어벤저스가 되고 싶었지만 거절당한 뒤 무능감에 빠져 연인 바네사마저 지쳐 떠나가게 만듭니다. 그런 그에게 '마블 예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자세한 내용은 영화로 확인하세요😉). 그 대가는...? 멀티버스의 수많은 우주 중 데드풀의 세상, 친구들의 시간선이 소멸된다는 것!😨
은근히 마음이 여린 데드풀은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친구들을 선택합니다. 소멸되는 시간선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평행 우주 속 울버린을 데려와야 하는데요, 대부분의 울버린은 끌고오기엔 '너무' 야수라 제압할 수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세계를 실망시킨 '최악의' 울버린을 데려오게 됩니다.
자, 여기까지가 디즈니가 20세기 폭스사를 인수한 후 엑스맨 세계관을 MCU에 흡수시키며 죽었던 울버린을 부활시킨 방법입니다. 멀티버스 세계관의 도입 이후 죽었던 로키와 가모라도 다른 우주에서 재등장했었죠. 죽은 캐릭터도 다시 보자, 캐릭터 심폐 소생 치트키인가 봐요. 이쯤 되면 블랙 위도우는 왜 안 살려내는 건지 의문입니다. 장례식도 안 치뤄줘놓고
참고로 지금까지의 글이 이해가 잘 안 되신다면, 삐빅- 정상입니다.
이 영화를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 미리 시청해야 하는 영화/시리즈 목록이
- 데드풀 1, 2
- 로키 1, 2 (디즈니+ 시리즈)
- 로건
- 엑스맨 1, 2
이렇게나 많거든요. 정말 최소한이나마 로키 1까지는 봐야만 설명 없이 영화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제 4의 벽을 넘는 데드풀은 배우 본체와 관련된 농담도 자주 던지기에, 어찌 보면 단순히 '무슨 영화를 보고 가야 된다' 수준을 넘어서 아예 배우나 영화사의 현실 사정까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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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볼 수 있잖아
실은 저도 <로건>은 봤지만 엑스맨 세계관은 잘 모릅니다.😢 울버린 시리즈가 저의 첫 엑스맨 영화거든요. 그래서 영화 중간에 등장하는 엑스맨들, 빌런이 어떤 캐릭터인지 전혀 모릅니다. 만약 제가 엑스맨 시리즈 영화를 다 봤다면, 해당 유니버스의 팬이었다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토비 맥과이어가 등장했을 때 만큼의 전율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물며 디즈니 마블 영화를 섭렵한 저도 영화를 100% 이해하지 못했는데, 작은 장치나 미장센, 메타포 하나하나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사실 데드풀이기에 이 정도나마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 4의 벽을 넘어 간단한 설명과 리액션을 전달해주기에 잘 모르더라도 대충 눈치로 알아챌 수 있었거든요. 극 중 데드풀의 대사처럼, 엑스맨 세계관은 '좋지 않은 시기에' MCU에 합류했는데요, MCU의 실패한 멀티버스 서사가 계속되며 큰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영화에서 데드풀이 직접적으로 이 멀티버스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요...😭) 그래서 엑스맨 유니버스의 연착륙이라는 포지션까지 강제로 떠맡은 <데드풀과 울버린>이 '마블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가 더더욱 귀추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 엄청난 중압감을 데드풀 특유의 유쾌함과 똘끼로 잘 이겨낸 것 같습니다. 사막에 처박힌 폭스사 로고, 데드풀의 (언제나 그렇듯) 선을 넘는 대사 등으로 관객과 소통하며 자연스레 두 세계관을 통합시켰습니다. 데드풀과 울버린, 두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훌륭한 역경-성장 서사를 만들어내기까지 했습니다. 스토리라인의 몇가지 허점,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제쳐둔다면, '데드풀 감성'을 좋아하는 누구나 즐겁게 즐길 만한 코믹 액션 영화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마찬가지로,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디즈니 밖에서 캐릭터를 만나지 못하게 된 전작의 팬들을 위한 훌륭한 헌정작입니다.
오랜 마블 팬이자 데드풀의 sarcastic한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울버린의 MCU 합류가 마블 제 2의 전성기를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면 간절히 바랍니다. 사실 데드풀도 기존 MCU 캐릭터와 본격적으로 만난 적이 없었기에 울버린과 함께 적응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전학도 친구 한 명과 함께 가면 적응하기가 훨씬 쉽잖아요? <스파이더맨>의 차기작 소식도 들리지 않는 이 시점, 울버린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준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쉴 줄 알았던 휴 잭맨씨는 90살까지 울버린 몸 관리를 해야 하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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